인공 배양육

드라마 <지배종>이 말하는 배양육의 미래는 현실이 될까

CREMO 2025. 8. 6. 20:37

생명공학이 그리는 미래는 언제나 낯설고도 설레는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중에서도 인공 배양육은 윤리적 딜레마와 환경 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받으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방영된 드라마 ‘지배종’은 이러한 상상력을 정점으로 끌어올린 대표작으로, 배양육이 단순한 대체 식품을 넘어 인류 지배 구조를 뒤흔드는 장치로 등장한다. 드라마 속 세계에서는 유전자 조작과 식량 통제, 인간 본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아우르며 배양육이라는 존재를 사회적 갈등의 중심으로 밀어넣는다.

이 드라마가 그리는 세계관은 극단적이면서도 놀랍도록 설득력 있다. 과연 이처럼 기술이 사회를 지배할 수 있을까? 그리고 드라마 속 배양육 기술은 실제 과학적 기반 위에서 얼마나 현실에 가까운가? 이런 의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현재 인공 배양육이 처한 상황과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미래를 점검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지배종>에서는 배양육 생산 공정을 하나의 사회 통제 수단으로 묘사하는데, 이는 현재의 기술적·윤리적 논쟁과 연결되며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이 글에서는 드라마<지배종>에 등장하는 배양육의 개념과 기술적 설정을 바탕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인공 배양육 연구 개발 및 상업화 흐름과 비교해본다. 허구와 현실 사이에 놓인 이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짚어보며,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해보자. 드라마는 끝났지만, 인공 배양육을 둘러싼 진짜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드라마 <지배종> 속 배양육 기술, 현실과 얼마나 닮았나


<지배종>에서 그려진 배양육은 마치 완벽한 유전자 설계를 거친 생명체처럼 등장한다. 극 중 기업은 특정한 식감을 구현하는 세포를 선택하고, 미세한 조정만으로 육질과 맛을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소비자는 그저 자신이 원하는 고기의 성질을 지정하면, 수 시간 내에 커스터마이징된 단백질이 식탁에 오르는 시대다. 하지만 현실의 인공 배양육은 아직 그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현재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영양소가 들어 있는 배양액에서 세포를 증식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 과정은 단순히 고기만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근육조직을 인공적으로 길러내야 하기에 매우 복잡하고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구조적 일관성과 풍미를 결정짓는 지지체(scaffold)나 배양액의 조성은 배양육 상용화의 핵심이자 걸림돌이다.

또한 드라마에서는 배양육이 사회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기술의 공공성과 윤리성이 주요 이슈로 논의된다. 대표적인 예로, 업사이드푸드나 굿미트 같은 미국의 배양육 기업들은 친환경과 동물 복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대중의 신뢰를 얻기 위해 생산 공정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 FDA와 USDA의 승인을 받기까지 기술 안전성과 소비자 수용성에 대한 평가를 철저히 거쳤다.

드라마처럼 맞춤형 고기를 자유롭게 설계하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기술의 방향성은 분명히 드라마 속 세계를 향해 가고 있다. 미세한 조직 구조 조절, 풍미 유전자 조작, 배양액의 미량 영양소 최적화 등은 실제 연구실에서 활발히 실험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특허로 등록되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느냐가 아니라, 그 진화가 사회와 함께 균형 있게 설계되느냐다.

배양육이 만들어낸 계급과 통제, 현실에서도 가능한가


<지배종>은 단순히 배양육을 미래식품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배양육을 통해 탄생한 식품 엘리트 계층과 그에 따르는 사회적 통제, 식량 독점의 위험을 짚어낸다. 고기를 먹는 일이 곧 지위의 상징이 되며, 특정 기업이 배양육을 독점함으로써 식량체계를 통제하는 설정은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과연 이러한 설정은 현실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일까?

현실에서도 배양육 기술은 일부 선진국 기업과 자본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기술 독점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실제로 배양육 상용화에 가장 앞선 미국과 이스라엘의 경우, 업사이드푸드, 이트저스트, 알레프팜스 같은 소수 기업이 기술과 특허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고도의 기술력과 연구개발 자금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은 아직 배양육 기술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양육이 식량 자립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식량 의존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특히 국제기구나 NGO들은 “지속가능한 식량 기술이 모든 국가에 공평하게 공유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UN 식량농업기구(FAO)도 배양육을 포함한 미래식품에 대한 기술 윤리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 중이다.

또한, 드라마처럼 배양육이 대중에게 강제로 선택되거나, 거부할 수 없는 식량 대안으로 자리잡는 미래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배양육이 환경과 동물복지를 위해 필요한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그 보급 과정에서 기존 농축산업 종사자나 전통식문화가 배제되지 않도록 신중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드라마 <지배종>은 그러한 우려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매개체다. 배양육이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술인지, 아니면 자본과 권력을 위한 수단인지에 대한 질문은 현실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기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누구를 위해 사용하는지가 결국 미래 식량의 윤리와 사회적 수용성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지배종 드라마 속 배양육 조명과 현실 분석

현실이 된 상상력, 배양육이 만들어갈 선택의 미래


드라마가 보여주는 세상은 과장된 상상력처럼 보이지만, 실제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배양육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논의는 그 경계를 점차 흐리고 있다. 배양육은 분명 식량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그 기술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가,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위한 수단이 될 가능성은 없는가 하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배종> 속 사회는 배양육을 통해 계급을 분리하고 식량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활용했다. 이는 결코 허구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기술은 언제나 인간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그것이 평등을 향한 도구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지배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식량이라는 생존의 가장 기초적 문제에서 이러한 선택은 더욱 중대하다.

현실에서는 이 기술이 어떻게 공유되고, 누가 그 생산과 유통의 권리를 갖는지가 앞으로의 식문화와 소비자 권리를 좌우할 것이다. 공공 연구와 글로벌 협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배양육이 또 하나의 사치품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는 드라마의 세계가 결코 먼 미래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는 기술 그 자체를 넘어, 기술을 둘러싼 사회 시스템과 윤리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배양육은 고기를 먹는 방식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식생활, 소비, 가치관까지도 함께 바꾸는 변화의 시작점이다. 그 변화가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정부, 기업 모두의 참여와 선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