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배양육

인공 배양육 시장의 미래, 2040년 35% 점유율이 가능한 이유

CREMO 2025. 7. 25. 07:00

인공 배양육(cultivated meat)은 더 이상 미래의 식품이 아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시판되고 있으며, 미국도 상용화 허가를 내주었다. 축산업과 육류 소비가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금, 전 세계는 새로운 단백질 솔루션을 절실히 찾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인공 배양육이다.

 

2024년 기준, 전통적인 육류 산업은 연간 1조 달러에 이르는 방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메탄 배출, 토지 과잉 사용, 수자원 고갈, 항생제 남용 등의 문제가 함께 존재한다. 인공 배양육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면서도 육류 고유의 맛과 식감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경제 전문가들과 식품 기술 기관들은 2040년이 되면 전 세계 육류 시장의 최대 35%를 인공 배양육이 점유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이 수치는 단순한 추정일까, 아니면 과학적·경제적 흐름에 근거한 현실적인 예측일까? 이 글에서는 실제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 배양육이 어떻게 2040년까지 35% 시장 점유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분석해본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부터 기술 발전, 규제의 흐름,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글로벌 인프라 확충까지. 복합적인 관점에서 인공 배양육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며, 우리 식탁이 어떻게 달라질지 함께 살펴보자.

 

2040년 인공 배양육 시장 전망

인공 배양육 시장의 성장 배경과 2040년 점유율 전망

인공 배양육 시장의 2040년 점유율이 35%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은 단순한 기대가 아닌 여러 국제 기관과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을 바탕으로 한 분석 결과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A.T. Kearney는 2019년 보고서에서 2040년까지 전통 축산이 전 세계 육류 소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그중 35% 이상을 인공 배양육이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단지 기술의 발전만이 아니라, 규제, 투자, 소비자 수용,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때 가능한 목표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시장 자체의 확대다. 세계 육류 시장은 2024년 기준 연간 1조 달러를 넘어서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안에서 인공 배양육이 차지할 수 있는 비중은 단순한 치환 개념을 넘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중산층이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단백질 공급원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는 배양육이 단순히 기존 육류를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육류 소비 총량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배양육 생산 단가의 하락 속도도 주목할 만하다. 초기에는 수십만 달러에 달하던 1kg당 생산비용이 최근에는 100달러 이하까지 떨어졌고, 상업화 단계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10달러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배양육이 전통 축산육과 가격 면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기술적 진보와 생산 공정의 최적화는 비용 문제를 해결하며, 시장 보급에 중요한 기여를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정책적 흐름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는 세계 최초로 인공 배양육의 상용화를 허가했고, 미국도 FDA와 USDA가 공동 규제 체계를 수립해 관련 기업에 허가를 내주기 시작했다. 유럽과 중국, 한국 역시 관련 법안을 마련하거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테스트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장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은 배양육의 본격적인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인공 배양육이 2040년에 35%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가능성은 현실로 다가온다. 단순히 기술의 성과만이 아니라 정책, 소비자 태도, 공급망 확대 등의 요소가 동시에 성숙해야 가능한 수치이며, 지금까지의 글로벌 흐름을 보면 이 전망은 공상이라기보다는 전략적 목표에 가깝다.

 

소비자 인식과 글로벌 기업의 투자 전략

배양육의 미래는 기술과 생산 시스템뿐 아니라 소비자 인식 변화에 크게 좌우된다. 아무리 환경적 가치가 크고 생산 공정이 최적화되어도, 사람들이 먹기를 꺼려한다면 시장 점유율 확대는 현실이 될 수 없다. 이 점에서 최근 몇 년간 소비자 조사 결과는 배양육 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유럽의 주요 소비자 대상 설문에서는 18세에서 35세 사이의 응답자 중 60% 이상이 배양육을 먹어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Z세대는 식품 소비에서 윤리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 배양육의 수요 기반이 되는 가장 강력한 세대군으로 평가받는다.

 

문화적 장벽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실험실에서 자란 고기’라는 이미지가 불신을 불러일으켰지만, 이제는 ‘동물 고통 없는 깨끗한 단백질’이라는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다양한 식품 브랜드와 미디어의 노력이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들이 배양육을 고급 레스토랑에서 프리미엄 메뉴로 선보이거나, 친환경 캠페인과 연결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소비자에게 배양육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인식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식품 대기업들과 벤처 캐피털의 활발한 투자는 시장 전망에 강력한 신뢰를 더한다. 타이슨푸드, 네슬레, 켈로그와 같은 대형 기업들은 이미 배양육 스타트업에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자체적인 배양육 연구소를 설립해 미래 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CJ제일제당과 대상, 풀무원 등 주요 식품 기업들이 배양육 R&D에 뛰어든 상태다. 이는 단지 일회성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식품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또한 이들의 투자는 단순히 기술이나 제품 개발에 머무르지 않는다. 브랜드 포지셔닝, 소비자 경험 설계, 글로벌 유통망 확보 등 배양육을 일상적인 소비재로 전환하기 위한 모든 요소에 집중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UPSIDE Foods는 대형 유통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제품을 전국적으로 공급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고, 이스라엘의 Aleph Farms는 항공 우주 산업과 협력해 장기적으로는 우주 식량으로의 확장까지 노리고 있다. 이런 공격적인 전략은 배양육이 단기 유행이 아니라 장기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소비자 인식과 기업의 투자 흐름은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다. 소비자가 긍정적 태도를 보이면 기업은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이는 더 나은 제품으로 이어지며 다시 소비자의 수용성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든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2040년이라는 시간은 충분히 배양육의 대중화가 가능해지는 시점이 될 수 있다.

 

생산 기술의 진보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

인공 배양육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이유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획기적인 생산 기술의 진보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동물 세포를 배양하는 데 필요한 성장촉진제, 배지 비용, 시간 등이 지나치게 비효율적이었지만, 지금은 세포 성장의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바이오리액터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이 장비들은 소량의 세포로도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는 고기를 배양할 수 있으며, 공정 자동화 기술과 결합되어 생산성과 일관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최근의 연구는 세포가 동물 유래 성분 없이도 성장할 수 있도록 식물성 배양액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윤리적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원재료 비용 절감과 비건 인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지방세포와 근육세포의 조합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원하는 식감과 영양 성분을 맞춤형으로 구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고기를 흉내 내는 것'에서 나아가, 전통 축산육보다 더 건강하고 기능성 있는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 세계 곳곳에서 상업용 배양육 생산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네덜란드, 미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은 이미 수백억 원 규모의 상업화 공장을 가동 중이며, 국내에서도 2025년까지 시범 생산단지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처럼 각국이 생산시설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한 식품 자급뿐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과 식량 안보라는 전략적 목적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글로벌 인프라가 단순히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냉장·유통 시스템, 판매처 다각화, 국제 기준 마련 등 전체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일본과 미국은 공동으로 배양육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국제 협약을 추진 중이며, 중동 지역은 배양육을 이슬람 율법에 맞춰 할랄 인증 체계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배양육이 전 세계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문화적, 제도적 기반을 하나씩 마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기술의 진보는 단순히 연구소 안에서의 변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실제 공장 가동과 제품 생산, 유통 채널과 규제 기관, 소비자까지 연결된 하나의 산업망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2040년 시장 점유율 35%라는 수치가 단지 이론이 아닌 실행 가능한 시나리오가 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배양육의 미래는 선택이 아닌 필연일지도 모른다

배양육이 2040년까지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5%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은 단지 낙관적인 기대만이 아니다. 기술의 눈부신 진보, 소비자 인식의 변화, 글로벌 식품기업들의 전략적 투자, 그리고 각국의 제도적 준비까지, 모든 흐름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이라는 인류 전체의 도전 앞에서, 배양육은 더 이상 대체식품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단순히 기술이 아닌, 식량을 바라보는 인류의 철학적 전환이 존재한다. 우리는 이제 고기를 만드는 방식에 대해 다시 질문하고 있다. 더 많은 물과 곡물, 더 넓은 땅을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고품질 단백질을 얻는 길이 열리고 있으며, 이는 식량 안보를 넘어, 환경 윤리와 동물 복지, 그리고 국제 정치적 독립성까지 아우르는 주제로 확장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배양육의 가격, 대중 수용성, 규제 통일성 등 넘어야 할 장벽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산업 초기였던 2010년대와 비교했을 때, 이미 기술의 곡선은 상용화를 향해 가속하고 있다. 각국의 정부와 기업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배양육이 시장의 '틈새'가 아니라 '대세'가 될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시점이다.

 

2040년이라는 숫자는 상징적일 뿐이다. 배양육이 우리의 식탁을 바꾸는 날은,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단지 한 끼 식사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만들어갈 식량 체계의 근본을 다시 설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 변화를 익숙하게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배양육의 미래는 선택이 아닌 필연이 될 수도 있기에.